닮은 듯 다른 '차둥이'…뼈대·엔진은 같고 디자인만 바꾸는 '리배징 전략'

입력 2015-06-05 21:40  

Car & Joy

나라별 다른 브랜드 판매
GM그룹, 쉐보레-오펠의 스파크-칼 대표적
르노, 엠블럼 서로 달라
현대·기아차, 카니발 북미선 세도나로 출시



[ 김정훈 기자 ]
외모는 거의 같은데 이름은 다른 자동차가 있다. 한 엄마 뱃속에서 나온 쌍둥이와 같다. 세계 각국마다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브랜드와 취향이 다르다 보니 자동차 메이커들이 현지 맞춤형으로 이름을 달리해서 판매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다양한 브랜드로 팔리는 쌍둥이 차들을 살펴봤다.

한국GM은 쌍둥이 가족

자동차 제조사들은 같은 공장에서 차를 만들어 엠블럼(로고)을 교체하는 제품 전략을 쓰기도 한다. 이른바 ‘리배징(rebadging)’이라고 불리는 이런 방식은 미국 GM(제너럴모터스)을 모기업으로 둔 한국GM에서 두드러진다. 한국GM은 GM의 글로벌 생산기지 역할을 하다 보니 나라마다 다른 브랜드로 차를 판다. 국내 완성차업체 중 태생은 같고 이름이 다른 쌍둥이 차를 가장 많이 배출하고 있다. 쉐보레 제품 라인업 가운데 경차인 스파크와 오펠 칼,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쉐보레 트랙스와 뷰익 앙코르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GM이 올 하반기 출시할 예정인 신형 스파크는 창원공장에서 만들어 유럽으로 수출하는 차로, 오펠의 소형차 칼과 형제 모델이다. 차체 기본 뼈대가 되는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을 공유한다. 하지만 브랜드와 차명, 디자인 등은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스파크가 GM의 쉐보레 브랜드로 팔리는 ‘북미형’ 경차라면 칼은 GM의 독일 브랜드 오펠로 팔리는 ‘유럽형’ 경차다.



한국GM 부평공장에서 만드는 쉐보레 트랙스와 뷰익 앙코르도 같은 사례다. GM의 소형차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해 외모는 닮은꼴이다. 브랜드만 다를 뿐 동일한 차도 있다. 한국GM의 준대형 세단 알페온은 미국과 중국에서는 뷰익 라크로스로 유명하다. 두 차종은 엠블럼만 다르고 헤드램프와 전방 그릴 모양까지 같다.

르노삼성 SM 승용, 해외에서는 르노 엠블럼

르노삼성자동차는 모기업인 프랑스 르노와 협력해 형제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 부산공장에서 SM시리즈 승용차와 SUV QM5를 만들어 국내에는 르노삼성 로고로 팔고, 해외에는 르노 로고를 달고 수출한다. SM3는 르노 플루언스, SM5는 르노 래티튜드, SM7은 르노 탈리스만, QM5는 르노 꼴레오스 이름이 붙었다. 르노 엠블럼을 달고 수출하는 지역은 유럽과 중? 호주, 중동 등이다. 유럽에서 팔리는 르노 메간은 SM3, 르노 라구나는 SM5와 형제 모델이기도 하다. 기본 차체 골격이 같고 상당수 부품이 동일하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해치백 메간RS는 SM3와 실내 인테리어 디자인까지 공유한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도 쌍둥이 만들어

현대자동차 제품이 해외 시장에서는 기아자동차 제품으로 팔리는 재미있는 사례도 있다. 1994년부터 1999년까지 현대차가 만든 구형 엑센트는 2002~2005년 중국에 기아차 ‘천리마’로 소개됐다.

2000년대 들어 기아차가 현대차 그룹으로 합류한 이후 브랜드를 제휴하면서 현대와 기아가 로고를 바꿔 단 경우가 생긴 것이다. 기아차 카니발은 ‘세도나’라는 이름으로 북미시장에 수출됐다.

■ 80년대 기아차 프라이드, 포드 페스티바·마쓰다 121과 ‘삼둥이’

1980년대 기아자동차를 해외 시장에 널리 알린 소형차 프라이드는 사실 기아차만 판매한 게 아니었다. 당시 기아차 최대주주였던 포드도 팔았고, 기아차와 협력했던 마쓰다도 팔았다. 기아차는 포드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프라이드를 납품하고, 포드는 1986년부터 ‘페스티바’라는 이름으로 외국에 판매했다. 마쓰다는 1988년부터 일본 공장에서 프라이드와 똑같은 ‘121’을 조립했다. 프라이드, 페스티바, 121은 삼둥이(세 쌍둥이)라 할 수 있다.

1986~1997년 양산돼 10년간 대우자동차 황금기를 이끈 르망도 세 쌍둥이 부류에 속한다. 르망은 한국GM이 대우차 시절 오펠의 ‘카데트’를 기반으로 개발한 차다. 카데트는 1990년대 들어 오펠 소형차 아스트라로 교체되기 이전 모델이다. 한국GM 관계자는 “1986년 르망 프로젝트를 발표할 당시 오펠 카데트를 마케팅에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대우 르망은 1988~1993년 GM 산하 폰티악 브랜드의 르망 차로 북미 지역에 팔렸다. 지금의 쉐보레 제품과 같이 대우차 국내 공장에서 만들어 해외로 수출돼 이름이 바뀐 경우다. 현재 GM 산하 브랜드는 쉐보레, GMC, 뷰익, 캐딜락 4개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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